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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랑가', "꿈과 현실에 놓인 인간"을 노래하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과 창극의 경계를 무너뜨린 작품 '아랑가'가 3년 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배우의 동선과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 극이 '실타래'처럼 이어진다는 점이 초연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캐릭터의 관계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넘버를 추가한 점도 눈에 띈다.

 

'아랑가'는 '삼국사기'의 도미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지난 2016년 초연 무대를 올린 바 있다. 고구려 장수왕의 압박과 오랜 흉년으로 기우는 백제를 배경으로 개로왕과 도미, 아랑의 삼각관계를 입체적으로 펼쳐보인다. 판소리와 뮤지컬을 극에 다양한 형태로 배치해 동서양 음악의 조화를 보여준다.

 

12일 서울 대학로 TOM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저주받은 태자', '어전회의', '꿈 속의 여인', '꿈 속 여인을 찾아', '우리 가요', '어둠 속의 빛', '마음 앓이' 등 하이라이트 시연을 선보였다.

 

뮤지컬 '아랑가'를 지휘한 이대웅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뮤지컬과 연극, 창극 등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회오리를 만들자는 의도가 있었다"면서 "이야기와 인물들이 끊임없이 물고 물리며 쭉 흘러가도록 만든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재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와 스토리를 일부 각색했지만 기본적인 주제는 변화시키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게 창작진의 설명이다. 대본을 맡은 김가람 작가는 "아랑가라는 작품은 운명에 놓인 인간들이 잡을 수 없는 것을 욕망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파멸하고 무언가를 깨닫는 것을 담았다"며 "꿈과 현실에 놓인 인간이라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런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창'이라는 인물의 비중을 대폭 강화했다. 초연 당시에는 판소리를 통한 나레이터 역할에 그쳤다면, 이번 무대에서는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역할까지 발전했다.

 

이한밀 작곡가는 새롭게 추가한 '어둠 속의 빛'에 대해 "개로와 아랑의 듀엣곡이었는데 개로, 도미, 아랑의 삼중창이 됐다"고 언급했다. 이 작곡가는 "세 사람의 노래로 가져가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드라마의 흐름에 반할 수 없기 때문에 드라마에 유익하지 않다면 다른 부분으로 치환하는게 옳다고 생각해 삼중창이 됐다. 아랑과 개로는 평행선을 달린다.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운명적인 관계를 음악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전했다.

 

아랑을 찾아 곁에 두고자 하는 백제의 왕 개로 역은 강필석과 박한근, 박유덕이 맡았다. 백제의 장군이자 아랑의 남편인 도미 역에는 안재영, 김지철이 출연한다. 도미의 아내이자 개로의 꿈 속 여인인 아랑 역은 최연우, 박란주가, 고구려의 첩자 도림 역은 이정열, 김태한, 윤석원이 캐스팅됐다. 도미와 아랑과 같이 사는 소년인 사한 역에는 신예 배우 임규형, 유동훈이 합류했다. 판소리로 아랑가의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해설자 도창 역에는 초연에 이어 박인혜, 정지혜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선다.


강필석은 "재연에서 역시 개로 역할을 맡았다. 참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작품이었다. 재연을 한다는 제안이 왔을 때 모든 에너지를 다해 이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기분좋게 임하게 됐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 배우, 연출진, 창작진이 하나가 돼 열심히 만들었다. 객석에 오면 후회하지 안 할 거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한근은 "초연을 감명깊게 봤다. 다음에 이 작품이 올라오면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이 한 몸 다 바쳐 준비했다. 막공 때까지 잘 표현하겠다. 좋은 작품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유덕은 "새롭게 합류했다. 넘버가 좋아 흠뻑 빠져 연습하고 공연하고 있다. 좋은 동료, 선생님과 함께 해 즐겁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영은 "CJ리딩 때 참여하고 재연에 출연하게 됐다. 더 성장하지 않았나 한다. 색다르게 만난 작품이다. 연출진, 창작진 모두 합심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지철은 "판소리, 창, 뮤지컬의 조합이 뜻깊다. 한국 사람으로서 출연하고 싶었다. 여기에 장군 역할까지 맡았다. 이전 작품의 역할이 밝고 에너제틱 했는데 이번에는 장군으로 에너제틱해 좋다. 한국 창작 뮤지컬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한다. 배우들이 똘똘 뭉쳐 팀워크가 좋다. 윤석원 선배가 파이팅이 넘친다. 누구 하나 핑계대지 않고 연습에 다 나온다. 연습실에 정말 나오고 싶었다. 막공까지 더 좋은 공연을 하고 있을 거로 기대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란주는 "초연 때 사랑을 받은 작품인데 재연에 참여하게 됐다. 잘 만든 작품을 잘 이어받아 최대한 누가 되지 않게 공연하려고 정신을 바짝 차리려 애쓰고 있다. 막공 때까지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 한다. 아랑은 개로 왕의 꿈속 여자이자 사랑꾼 도미의 아내다.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달과 같은 여인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초승달에 가까운데 막공 때는 보름달에 가까운 아랑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연우는 "초연 때는 와이드 무대에서 몸을 크게 썼는데 이번에는 무대가 좁아졌다. 예전에는 장면에 집중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면 재연에서는 실타래 같은 동선을 썼다. 어떻게 유기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갈 수 있을지 공유했다. 이번 재연의 장점이다.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다. 어느 한 순간도 쉴틈없이 호흡을 가져간다. 초연과는 가장 많이 다른 점이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아랑가'는 4월 7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한다. 

 

 

 

웹진아트진 artzine2016@gmail.com